
수명의 차이가 남긴 먹먹함, 그 애절함을 숫자로 그려보다
- 5월 6일
- 3분 분량

안녕하세요, 미사키입니다.
요즘 우리는 무엇을 하든 '최단 루트'를 찾고, '효율'을 따지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영상을 배속으로 시청하거나, 편리한 앱을 이용해 즉시 답을 찾아내곤 하죠.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성과를 내는 것이 정답이라 믿으며, 매일을 쉼 없이 달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득, 형언할 수 없는 외로움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그날 무심코 나누었던 친구의 웃음소리나, 스쳐 지나가듯 바라본 노을. 효율을 쫓는 과정에서 잘라내 버렸던 그 '의미 없는 시간'이야말로, 사실은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던 소중한 조각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말이죠.
가슴 한구석이 아릿해지는 그런 감정에 휩싸였을 때, 저는 만화 《장송의 프리렌》을 만났습니다. 이 작품은 효율만을 추구하며 지쳐버린 우리들의 마음을, 고요하지만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효율을 쫓을수록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들
제1화, 힘멜의 장례식 장면.
관 위로 흙이 덮일 때 프리렌이 흘렸던 눈물을 저는 여전히 잊을 수 없습니다.
엘프인 그녀는 1,0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용사 일행과 함께한 '겨우 10년'의 여정을, 마치 남의 일인 양 '짧은 여행'이라고만 생각했었죠. 그렇기에 그가 무엇을 생각했는지, 무엇을 소중히 여겼는지 더 깊이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 모습이 어쩐지 지금의 우리와 닮아 있어 마음이 아려오지 않나요?
업무 성과나 눈앞의 과업을 해내는 것에만 몰두하느라,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미세한 표정 변화나 문득 던진 말 한마디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효율을 추구하다 스스로 소중한 사람과의 마음의 거리를 넓히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에요.
죽음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하고 나서야 "더 잘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고 깨닫게 됩니다. 작품을 통해 전해지는 그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너무나도 아프게 다가옵니다.
'쓸모없는 마법'을 모으는 여정이 가르쳐준 풍요로움
프리렌은 여행 도중 수많은 마법을 수집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전투에 유용한 마법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빨간 사과를 초록 사과로 바꾸는 마법'이나 '꽃밭을 만드는 마법'처럼, 언뜻 보기에는 아무런 쓸모도 없어 보이는 아주 사소한 마법들이 가득하죠.
효율성만을 따진다면, 그런 마법을 모으는 시간은 그저 '낭비'일 뿐입니다.
하지만 프리렌에게 있어 그 마법들을 모으는 과정 자체가 인간을 알아가기 위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발자취입니다.
우리의 일상에도 분명 비슷한 것들이 있습니다.
산책길에 발견한 예쁜 꽃이나, 아무렇지 않게 나누는 차 한 잔의 시간. 효율의 관점에서 보면 '줄여야 할 시간'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듭니다.
'무의미한 일'을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지 않는 것.
그 찰나의 순간들이 주는 풍요로움을, 프리렌의 여정은 나지막이 일깨워줍니다.
1,000년이라는 긴 시간 속, 10년이라는 무게를 재어보다
이 작품이 주는 애절함을 의도적으로 숫자로 계산해 보았습니다.
엘프의 수명을 1,000년, 용사와의 여행을 10년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비율은 고작 '10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이 '100분의 1'이라는 숫자가 작품의 감정적 무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만약 프리렌의 수명이 인간과 같았다면, 힘멜의 죽음은 그저 '짧은 기간의 이별'로 받아들여져 훨씬 담담하게 넘길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1,000년이라는 압도적인 시간 차이가 있기에, 그 '10년'이라는 시간이 그녀의 긴 인생을, 그리고 이야기 전체를 뒤흔들 만큼 무거운 의미를 갖게 됩니다.
수명이라는 너무나도 거대한 '숫자의 차이'가 추억의 가치를 몇 배로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고작 10년'이 그녀의 영원에 가까운 시간 속에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 강렬한 빛으로 각인된 것이죠. 숫자로 측정할 수 없는 그 깊은 슬픔이 가슴에 박힙니다.
되돌아봄으로써 과거는 '추억'에서 '가치'로 변한다
제14화, 거울연화(鏡蓮華) 반지의 에피소드.
힘멜이 프리렌의 손가락에 살며시 반지를 끼워주던 그 장면 말이죠.
그는 프리렌이 꽃말인 '영원한 애정'의 의미를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그 몸짓을 보여주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가 사라진 뒤, 프리렌이 그 의미를 깨닫게 될 것까지 그는 이미 내다보았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역시 졸업이나 이직, 혹은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처럼 인생의 변곡점에서 문득 과거를 되돌아보곤 합니다.
'그때 그랬더라면' 하는 후회가 남기도 하지만, '그때의 사소한 대화가 지금의 나를 지탱해주고 있구나'라는 재발견을 하기도 합니다.
지나간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다시 되돌아보며 그 의미를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것.
그렇게 과거의 사소한 사건들이 지금의 내 가치관을 형성하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소비된 시간'을 '차곡차곡 쌓인 소중한 시간'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노을을 등지고 서 있던 힘멜의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저는 지금 내 곁에 있는 '형태 없는 소중한 것들'을 꼭 안아주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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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들:**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팡토 묘기(Torigari Boushi no Atelier), 책벌레의 하극상, 체인소 맨, 귀멸의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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