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소 맨] 부품으로 태어난 두 사람, 결코 인간이 될 수 없었던 잔혹한 이유
안녕하세요, 렌입니다.
적 아니면 아군, 그 경계를 넘어 두 사람이 공명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도 잔혹한 '동질감' 때문이었다.
카페에서의 평온한 시간,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대화. 레제와 덴지가 보낸 그 순간들은 마치 평범한 연인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야기의 절정에서 드러난 진실은, 두 사람이 '인간'이 아닌 그저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덴지를 구속하는 '체인소의 심장'이라는 부품
이야기 초반부터 덴지의 존재는 어딘가 결여되어 있다. 그는 잼을 바른 빵 하나로도 만족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삶을 꾸려가는 소년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 실체는 포치타라는 악마의 심장을 품은 '하이브리드'라는 특수한 존재다.
덴지가 "그저 평범한 생활을 하고 싶을 뿐이야"라고 말할 때, 그 안에는 절실한 갈망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의 육체는 이미 '체인소 맨'으로서 기능하도록 개조되어 있다. 아무리 인간다운 욕구를 원해도, 신체의 절반은 흉기 그 자체다.
이 지점이 정말 소름 끼친다. 그는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사실 '체인소의 심장'이라는 부품에 속박되어 있다. 식욕이나 수면욕 같은 본능조차 생존을 위한 프로그램의 일부처럼 느껴질 정도다. 아무리 인간이 되고 싶어도, 몸 자체가 이미 '파괴의 도구'로 완성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그는 영웅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니다. 그저 부품으로서의 역할을 벗어던지고, 한 명의 인간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레제를 규정하는 '소련의 병기'라는 교육
레제 역시 덴지와 같은 지점에 서 있었다. 그녀가 덴지에게 보여준 다정함과 문득 비치던 아이 같은 모습은 어딘가 가짜처럼 느껴진다.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녀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녀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길러진 '병기'였다.
전투 중에 보여주는 그 처참한 모습. 자신의 몸에 손을 대며 "가슴의 코드, 뽑아도 돼?"라고 묻는 장면의 충격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거기에는 소녀의 연정이 아닌, 기폭 스위치를 기다리는 폭탄의 준비 과정만이 있을 뿐이다.
그녀의 교육은 개인의 의지를 박탈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녀가 배운 것은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법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적을 제거할 수 있는가 하는 기술뿐이었다. 덴지가 '신체 구조'에 의해 속박되어 있다면, 레제는 '교육'이라는 프로그램에 의해 구속되어 있다.
그녀에게 일상이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위장에 불과했다. 그곳에는 그녀 자신의 '마음'이 끼어들 틈 따위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빼앗겨버린 '자아', 그리고 피할 수 없는 결말
두 사람이 만났을 때, 그 순간만큼은 인간으로서의 반짝임이 있었다. 하지만 그 결말은 너무나도 잔혹하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신에게 결여된 것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도구로 취급받으며 역할만을 강요받아 온 이들끼리였기에, 그 애틋한 교감은 가능했다. 하지만 '전투'라는 기능이 작동하는 순간, 그들은 다시 '무기'로 돌아가 버린다.
상대를 상처 입히는 것이 자신에게 입력된 역할(프로그램)이다. 아무리 거부하려 해도 신체가, 임무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두 사람이 손을 뻗으려 했을 때, 그곳에 있었던 것은 인간의 손이 아닌 방아쇠와 칼날이었다.
이것이 바로 두 사람이 '인간'이 될 수 없었던 이유다. 그들은 스스로를 자신의 의지로 선택할 수 없었다. 역할이라는 이름의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도 없이, 그저 부서져 가는 부품으로서 서로 충돌했을 뿐이다.
도구로 만들어진 두 사람에게 자유로운 마음 따위,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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