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 사실은 '건담'이었다? '육체의 갑옷'을 입은 소년들로 보는, 진격의 거인이 계승한 '리얼 로봇 애니메이션'의 영혼
- Ka T
- 2시간 전
- 2분 분량
"거인이 사람을 잡아먹는 공포 만화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해서 『진격의 거인』을 피하고 있다면, 정말 엄청난 것을 놓치고 있는 겁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분명해지는 것은, 이 작품이 단순한 패닉 호러가 아니라 "생체 병기에 탑승한 소년들의 전쟁 드라마"라는 사실입니다.
이번에는 에렌 예거와 라이너의 싸움을 굳이 『건담』이나 『에반게리온』 같은 '리얼 로봇물'의 시각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보면 보일 것입니다. 이 작품이 계승한 뜨겁고도 잔혹한 '영혼'이 말이죠.
1. '목덜미'는 콕핏(조종석). '거인화'는 탑승 프로세스
로봇 애니메이션의 기본이라고 하면 주인공이 거대 메카에 탑승해서 조종하는 것이죠. 『진격의 거인』에 나오는 '지성 거인'의 설정은 바로 이것과 똑같습니다.
파일럿의 위치: 로봇의 콕핏이 가슴이나 머리에 있는 것처럼, 거인의 조종자(본체)는 '목덜미'에 있습니다.
싱크로율과 폭주: 에렌이 처음 거인의 힘을 제어하려 했을 때, 의식이 혼탁해져 미카사를 공격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는 에바의 폭주나 건담에서 뉴타입 능력에 휘둘리는 묘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기체의 특성: '갑옷 거인'은 방어 특화, '초대형 거인'은 거점 파괴용, '여성형 거인'은 기동력과 격투전 특화. 이것들은 모빌 슈트(Mobile Suit)의 기체 성능 차이(자쿠, 돔, 구프 등) 그 자체입니다.
거인을 '살로 만들어진 파워드 슈트'로 재정의하면, 에렌이 손을 물어 변신하는 행위는 "아무로, 갑니다!"라는 출격 시퀀스처럼 보이지 않나요?
2. '아버지에게서 맡겨진 힘'과 '타고 싶지 않았던 소년'
리얼 로봇물의 또 하나의 정석, 그것은 "아버지가 개발한(관여한) 병기에, 아들이 탈 수밖에 없게 된다"는 갈등입니다.
에렌의 경우도 거인화 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닙니다. 845년, 벽이 파괴된 그 혼란 속에서 아버지 그리샤 예거가 주사를 통해 억지로 에렌에게 계승시킨 것이었습니다.
우연이 아닌 필연: 에렌은 아버지로부터 '지하실 열쇠'와 함께 세계의 비밀과 거인의 힘을 맡겨졌습니다.
저주로서의 기체: 그 힘은 에렌의 수명을 갉아먹고, 수라의 길로 끌고 들어갑니다.
"아버지, 산소 결핍증에 걸려서..."라고 하지는 않지만, 그리샤의 광기 어린 결단이 에렌의 운명을 결정지었다는 점은 아무로 레이나 이카리 신지의 처지와 겹칩니다.
3. '괴수 영화'에서 '국가 간의 전쟁'으로의 전환
제1화에서 초대형 거인이 벽을 걷어찼을 때, 우리는 '인류 vs 몬스터'의 구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것은, "벽 밖에도 인류가 있고, 거인은 병기로서 운용되고 있다"는 진실입니다.
마레의 전사들: 라이너, 베르톨트, 애니는 벽 밖의 대국 '마레'에 의해 선발되어 훈련받은 소년병(파일럿)이었습니다.
적 에이스와의 조우: 에렌에게 있어서 그들은 영문 모를 괴물이 아니라, 명확한 의사와 고도의 전투 기술을 가진 '적국 에이스 파일럿'입니다. 거대 나무 숲에서의 여성형 거인과의 싸움은 그야말로 고기동형 모빌 슈트끼리의 도그파이트(공중전)였습니다.
연표를 보면, 세계에서는 '거인의 힘'을 사용한 패권 다툼이 수천 년이나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판타지라기보다는 지극히 정치적인 '밀리터리 전기'의 구조입니다.
4. 소년병들의 비극과 '서로 이해할 수 없는' 괴로움
『건담』이 혁신적이었던 것은 적(지온군)에게도 정의가 있고, 가족이 있고, 드라마가 있다는 것을 그려낸 점이었습니다. 『진격의 거인』 또한 벽을 부순 라이너들의 시점을 그림으로써 정의를 상대화합니다.
세뇌 교육: 벽 밖의 엘디아인은 어릴 때부터 "벽 안의 녀석들은 악마"라고 교육받으며, 거인을 계승하는 것을 명예로 여기는 '전사 후보생'으로 키워집니다.
같은 방의 배신자: 라이너 일행은 훈련병단에서 에렌 일행과 침식을 함께하며 동료로서의 유대감을 쌓고 말았습니다.
"죽이고 싶지 않지만, 죽여야만 해." 서로 거대한 힘(거인/MS)을 가졌기에, 살아있는 인간으로서는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모순이 낳은 비극이야말로 리얼 로봇물이 계속 그려온 '영혼' 아닐까요.
요약: 에렌은 '뉴타입'이 되었는가?
결국 에렌은 시조의 거인의 힘을 장악하고, 세계를 멸망시키는 '땅울림'을 발동합니다. 그것은 『역습의 샤아』에서 액시즈 낙하를 획책한 샤아 아즈나블의 절망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진격의 거인』은 검과 마법의 판타지 껍데기를 쓰고 있지만, 그 내용은 "너무나 강한 병기를 손에 넣어버린 인류의, 끝나지 않는 전쟁의 기록"입니다.
혹시 "거인이 무서워서"라며 피하고 있는 건담 팬, 메카물 팬이 있다면 꼭 봐주세요. '육체의 갑옷'이 부딪히는 싸움 속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장르의 뜨거운 유전자를 반드시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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